비수면 대장내시경 후기 – 생각보다 참을만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무조건 수면내시경을 하려고 했습니다.
대장내시경이 얼마나 고통스럽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끝내자’는 생각이었죠.

하지만 직장 문제로 당일 차량 운전이 불가피했고, 수면내시경은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한다는 말에 결국 비수면으로 받기로 결정했어요.
겁도 났고 긴장도 많이 됐지만, 지금 와서 말하자면…

“생각보다 훨씬 참을 만했습니다.”

대장내시경의 진짜 고비는 전날 저녁부터 검사 당일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약을 먹는 과정이었습니다.
장 세척약을 2리터 가까이 마시는데, 정말 맛이 없습니다.
약간 달달하면서 짠 스포츠음료 느낌인데, 처음엔 괜찮다가도 반쯤 마시면 속이 울렁거려요.

개인적으로는 차가운 물에 타서 천천히 마시는 것이 조금은 낫더라고요.
그리고 중간중간 깔라만시 원액이나 무맛 캔디로 입안을 씻어주면 괜찮았습니다.

병원에 도착해 옷을 갈아입고, 의사 선생님과 간단한 상담을 한 후 내시경실로 들어갔습니다.
비수면이라 그런지 간호사분도 “혹시 불편하시면 바로 말씀 주세요” 라며 배려해주셨고,
몸에 긴장을 최대한 풀고 왼쪽으로 누운 자세로 검사를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처음 장에 카메라가 들어갈 때 약간 뻐근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계속 아픈 게 아니라 파도처럼 잠깐 아팠다가 사라지는 느낌이었어요.

특히 장을 통과하면서 가스나 공기를 넣는 순간 약간의 통증이 있었지만,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몸을 이완하면 충분히 참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여성이고, 통증에 예민한 편인데도 “이 정도면 수면 안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전체 검사는 약 15분 정도 걸렸고, 용종 1개 발견되어 즉시 제거했어요.
용종 절제 시 순간 따끔한 느낌은 있었지만, 날카롭거나 강한 통증은 아니었습니다.

검사 후 바로 옷을 갈아입고 회복실로 이동했는데, 수면을 하지 않으니 회복 시간도 거의 없고 바로 일상 복귀가 가능해서 너무 편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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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후 집에 돌아오는 길,
“괜히 겁먹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체감은 다르겠지만, 비수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선택지라는 걸 알게 됐어요.

혹시 지금 비수면 대장내시경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검사보다 더 중요한 건, 내 몸을 지키는 용기니까요.